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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가 없는 아이, 어떻게 함께 놀 수 있을까요? 플로어타임 FEDC 2단계 참여

라라언어클리닉2026-09-24

안녕하세요. 온라인 언어치료하는 라라입니다.

놀이가 없어 보이는 아이와 놀 때는 새 놀이를 권하지 말고, 아이가 지금 하는 행동을 옆에서 똑같이 하나 따라 한 뒤 말없이 기다려 보세요. 아이가 힐끗 쳐다보는 그 순간이 플로어타임에서 말하는 '참여(Engaging)'의 시작입니다.

장난감을 쥐여 줘도 시큰둥하고, 같이 놀자고 손을 내밀면 쓱 피하고, 불러서 오긴 오는데 눈은 다른 데 가 있는 아이들이 있어요. 마주 앉아도 아이 혼자 노는 시간이 되어 버리지요.

잘 놀아 줘야 한다는데, 상호작용을 해야 한다는데, 놀이 시간이 부모님께는 숙제처럼 느껴지실 거예요. 오늘은 아이가 먼저 눈을 돌리게 만드는 5가지 방법을 정리합니다.

'같이 있는 것'과 '함께 노는 것'은 어떻게 다른가요?

자기 감각만 가지고 놀고, 장난감을 새로 사 줘도 반응은 잠깐인 아이. 부모님이 옆에서 아무리 재미있게 놀아도 곁눈질 한 번 없이 자기 놀이만 반복합니다.

그러면 '내가 뭘 잘못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드시지요.

놀이 실력의 문제가 아니에요. 아이 옆자리를 차지하는 것과 아이 마음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전혀 다른 일입니다.

옆에 앉아 있다고 관계가 저절로 생기지는 않아요. 표정, 몸짓, 눈빛 같은 정서 신호를 주고받아야 비로소 관계가 시작됩니다.

FEDC 2단계 '참여와 관계 맺기'란 무엇인가요?

플로어타임(Floortime)은 정신과 의사 스탠리 그린스펀과 임상심리학자 세리나 위더가 체계화한 DIR 모델의 실행 방법이에요.

이 모델은 아이의 발달을 기능적 정서 발달 능력(Functional Emotional Developmental Capacities, FEDC)이라는 틀로 6단계에 걸쳐 살펴봅니다.

그중 2번째 단계가 '참여와 관계 맺기'예요.

아이가 보낸 작은 신호에 부모가 반응하고, 다시 아이가 반응하는 왕복을 임상에서는 커뮤니케이션 서클(Circle of Communication, COC)이라고 불러요.

이 순환이 쌓일수록 아이는 사람과 함께하는 것이 재미있다는 것을 배웁니다.

그린스펀과 위더는 이 순환의 누적이 정서적 상호작용 능력을 발달시키는 축이 된다고 보았어요(Greenspan & Wieder, 2006). 그러니 오늘 10분의 놀이도 헛되지 않습니다.

장난감이 많으면 더 잘 놀까요?

꼭 그렇지 않아요. 선택지가 너무 많으면 아이가 두리번거리다 아무것도 고르지 못하고 혼자만의 세계로 들어가 버리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장난감 개수보다, 그 순간 아이 옆에 누가 어떻게 함께 있느냐예요.

아이의 참여를 이끄는 5가지 방법

플로어타임에서는 아이의 참여를 이끄는 과정을 꽃이 피는 과정에 자주 비유해요. 서두르지 않고 한 겹씩 열어야 한다는 뜻이지요.

1.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 소리, 몸짓을 먼저 찾아요.

엄마 아빠가 좋아하는 놀이가 절대 아닙니다! 자동차 바퀴 굴리기, 돌고래 소리 내기, 숫자 나열하기처럼 부모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아이가 좋아하는 것이어야 해요.

2. 아이 행동을 살짝 따라 하며 '나도 너랑 같이 하고 싶어'라는 신호를 보내요.

어른은 대뜸 "같이 하자!"라고 말하지요. 아이들은 그 신호를 좋아하지 않아요.

놀이가 없는 아이들은 언어이전기인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말의 내용보다 제스처와 눈빛 같은 비언어적인 요소를 써야 해요.

3. 잠깐 멈추고 기다리면서 아이가 먼저 손을 내밀 기회를 줘요.

대부분의 부모님이 '나는 서두르지 않았다'고 생각하세요. 여기서 서두름의 기준은 '아이'입니다.

아이는 말하는 것도, 듣고 이해하는 것도, 무언가를 조작하는 것도 어른보다 몇 배 느려요. 몸에 모래주머니를 몇 개 달고 있다고 생각해 주세요.

4. 표정과 목소리를 조금 더 생기 있게 써요.

아이 성향에 따라 강도는 조절해야 해요. 그래도 아이에 대한 사랑을 목소리, 제스처, 표정에 담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무것도 표현하지 않으면 아이는 알 수 없지요. 플로어타임에서는 이것을 Affect(정서)라고 합니다.

5. 같은 놀이를 반복하되 매번 조금씩 다르게 해요.

'어? 뭐가 달라졌지?' 하고 아이가 다시 관심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요.

오늘 놀이를 돌아보는 체크리스트

  • 정말로 아이가 원하는 놀이였나요?
  • 반응이 없어도 10초는 기다려 봤나요?
  • 아이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이 있었나요?
  • 아이보다 놀이 자체에 목적을 두지는 않았나요?

실제 사례: 자동차를 줄 세우던 레오

레오는 자동차를 일렬로 세우는 놀이를 몇 달째 반복하고 있었어요. 어머니가 다른 놀이를 권할 때마다 레오는 놀이를 멈추고 자리를 피했습니다.

방법을 바꿨어요. 어머니가 레오 옆에 앉아 똑같이 자동차 한 대를 나란히 놓았습니다.

말은 걸지 않고 기다렸어요. 10초쯤 지나자 레오가 힐끗 어머니를 쳐다봤습니다.

그 눈빛이 커뮤니케이션 서클의 시작이었지요.

이후 며칠 동안 레오는 자동차 한 대를 어머니 쪽으로 슬쩍 밀어 주기 시작했어요. 작아 보이지만 레오에게는 '같이 노는 사람'이 생긴 큰 변화입니다.

몇 주가 지나자 다른 놀이에서도 먼저 어머니 쪽을 쳐다보는 일이 조금씩 늘었어요.

잘되고 있는지는 무엇으로 알 수 있나요?

낱말 수로는 알 수 없어요. 아이가 먼저 연 서클의 수를 세어 보세요.

수업에서 만난 다른 레오는 블록을 한 줄로 세우는 아이였어요. "이거 무슨 색이야?" 하고 물으면 몸을 돌려 버렸지요.

질문을 멈추고 블록 하나를 슬쩍 가져갔습니다.

  • 레오가 제 손을 봤어요. (서클 1)
  • 제가 웃으며 블록을 내밀었어요. (서클 2)
  • 레오가 손을 뻗어 받았어요. (서클 3)

회기당 3~4번이던 주고받기가 몇 주 뒤에는 10번을 넘겼어요. 목표 낱말보다 주고받기가 먼저 늘었습니다.

줄 세우기를 그대로 둬도 정말 괜찮나요?

기차만 줄 세우던 아이도 있었어요. "상징놀이가 없다"는 말을 오래 들어 온 아이였습니다.

기차를 치우면 자동차를, 자동차를 치우면 컵을 줄 세웠어요. 그래서 줄 세우기를 허용했습니다.

더 긴 줄을 만들 수 있게 기차를 더 가져다주고, 기찻길을 그려 주고, 나 한 번 아이 한 번 번갈아 놓았어요.

몇 달 뒤 그 기차는 손님을 태웠고, 역에서 사고가 났고, 누군가를 구하러 갔습니다.

못 하게 막았을 때는 나오지 않던 상징놀이가, 함께 줄을 세우는 동안 열린 거예요.

오늘 저녁에 해 볼 것

오늘 저녁에는 새로운 놀이를 권하지 말아 보세요. 아이가 하고 있는 놀이 옆에 앉아 똑같은 행동을 하나만 따라 하고, 말없이 30까지 세며 기다려 보세요.

바로 반응이 없어도 괜찮아요. 같은 시도를 며칠 반복하면 아이 쪽에서 먼저 신호를 보내는 순간이 옵니다.

놀이가 숙제처럼 느껴지셨다면 '더 재미있게'보다 '더 기다리기'를 먼저 해 보세요.

라라언어클리닉은 DIR 플로어타임을 서울 광진구 오프라인 수업과 온라인 부모교육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아이의 놀이와 관계 맺기가 궁금하시다면 언제든 문을 두드려 주세요.

감사합니다. 라라였습니다.

글쓴이 조연주(라라) · 1급 언어재활사, ICDL DIR플로어타임 Expert 트레이닝 리더 · 라라언어클리닉

참고문헌

  • Greenspan, S. I., & Wieder, S. (2006). Engaging Autism: Using the Floortime Approach to Help Children Relate, Communicate, and Think. Da Capo Lifelong 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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