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 어휘는 통과했는데 왜 일상에서는 쓰지 않을까요? 언어재활사를 위한 DIR 플로어타임 '의사소통의 원'
라라언어클리닉2026-08-13
안녕하세요. 온라인 언어치료하는 라라입니다.
목표 어휘는 다 통과했는데 회기 밖에서 쓰지 않는 아이라면, 놓친 것은 목표 항목이 아니라 '주고받는 상호작용의 횟수'일 수 있어요. 플로어타임은 아이가 스스로 시작한 상호작용, 곧 '의사소통의 원(Circles of Communication)'을 목표이자 지표로 삼습니다.
목표어를 늘리기 전에 원의 수를 먼저 늘려야 해요.
오늘은 DIR 플로어타임 전문가 국제 강사로서 언어재활사 선생님들께 드리는 글이에요. 어휘는 분명히 아는데 상호작용과 반응은 늘지 않는 아이, 선생님들도 만나 보셨을 겁니다.

회기에서 우리는 무엇을 세고 있나요?
아이가 자동차를 굴리고 있어요. 우리가 "무슨 색이야?" 하고 묻습니다.
아이는 대답 없이 계속 굴려요. 기록지에는 '무반응'으로 표시됩니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아이가 자동차를 우리 쪽으로 밀었거나, 우리 손을 한 번 보았을 수도 있어요. 그것을 적을 칸은 기록지에 없습니다.
우리는 아이가 우리 요구에 반응했는지만 세고, 아이가 먼저 무언가를 시작했는지는 세지 않아요. 그런데 아이의 언어를 자라게 하는 것은 아이가 스스로 시작한 상호작용의 횟수입니다.
의사소통의 원(C.O.C.)이란 무엇인가요?
DIR 모델은 아이의 발달을 기능적 정서 발달 능력(FEDC) 6단계로 봐요. 그중 3단계가 '목적 있는 양방향 의사소통'입니다.
의사소통의 원은 아주 단순해요.
- 아이가 무언가를 시작하고(원을 열고)
- 어른이 거기에 반응하고
- 아이가 그 반응에 다시 반응하면(원을 닫고)
상호작용 하나가 완성됩니다. 핵심은 발화가 아니에요.
시선, 표정, 손짓, 밀어내기, 웃음도 모두 하나의 원으로 셉니다. 그래서 무발화 아동에게도 이 지표를 그대로 적용할 수 있어요.
왜 상호작용이 언어 학습의 문이 되나요?
언어는 노출량만으로 자라지 않아요. 사람과의 상호작용이라는 문이 열려야 입력이 학습으로 넘어갑니다.
영유아에게 같은 언어 자료를 사람이 직접 들려준 경우와 화면으로만 들려준 경우를 비교한 연구에서, 말소리 구별 학습은 사람과 상호작용한 조건에서만 나타났다고 보고됐어요.
연구자는 이를 '사회적 뇌가 언어 학습의 문을 연다'는 가설로 설명했습니다(Kuhl, 2007).
발달 초기의 뇌는 반복해서 쓰이는 회로를 남기고, 쓰이지 않는 연결은 정리해요. 주고받기 1번은 놀이 한 장면이기 전에 사회·정서 회로를 한 번 더 쓰는 일입니다.
정서도 같은 자리에서 작동해요. 아이가 즐거움과 안전함을 느낄 때 감각 정보와 운동 계획이 연결되고, 그 위에 '의미'가 붙습니다.
정서가 빠진 반복은 아이 안에 잘 붙지 않아요.
자폐스펙트럼 아동에게 왜 더 중요한가요?
자폐스펙트럼 아동은 사람에게 향하는 주의와 정서 신호를 주고받는 일에서 어려움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요. 이때 조용한 악순환이 생깁니다.
- 아이가 여는 원이 적다
- 어른의 반응도 줄어든다
- 아이가 받는 사회적 입력도 함께 줄어든다
시간이 갈수록 격차가 벌어지기 쉬워요. 그래서 개입의 첫 목표는 정반응률을 올리는 것보다 이 순환을 다시 돌리는 것입니다.
- 아이의 관심을 따라가며 상호작용의 원을 늘리는 접근을 적용했을 때 사회적 주의와 상호작용 참여가 향상되는 경향이 보고됐어요(Casenhiser, Shanker, & Stieben, 2013).
- 부모가 이 방식을 배워 가정에서 적용한 무작위 대조 연구에서도 아이의 정서적 기능 수준에 긍정적인 변화가 보고됐습니다(Pajareya & Nopmaneejumruslers, 2011).
원을 늘리려면 질문을 더 많이 하면 되나요?
아니에요. 가장 흔한 오해입니다!
질문은 아이의 주도를 가져오기 때문에 오히려 원을 닫아 버릴 때가 많아요.
실제 회기: 블록을 줄 세우던 레오
레오는 블록을 한 줄로 세우는 반복 놀이를 좋아했어요. "이거 무슨 색이야?" 하고 물으면 몸을 슬쩍 돌려 버렸습니다.
접근을 바꿨어요. 질문 대신 블록 하나를 슬쩍 가져갔습니다.
- 레오가 제 손을 보았고 (원 1)
- 제가 웃으며 블록을 내밀었고 (원 2)
- 레오가 손을 뻗어 받았습니다 (원 3)
회기당 3~4번이던 상호작용이 몇 주 뒤에는 10번을 넘겼어요. 목표어보다 주고받기가 먼저 늘었습니다.
내일 회기에서 해 볼 것
하나입니다. 기록지 한쪽에 칸을 하나 더 만들고, 아이가 먼저 연 원의 개수를 세어 보세요.
그 숫자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목표어는 그 뒤를 따라옵니다. 우리가 무엇을 세는지가 아이의 다음 회기를 바꿔요.
더 체계적으로 배우려면: DIR 201
이 원리를 체계적으로 다루는 과정이 ICDL의 DIR 201이에요. FEDC 1~4단계, 곧 조절과 공동주의부터 양방향 의사소통과 공동 문제 해결까지를 임상 사례와 함께 다룹니다.
언어재활사, 특수교사, 작업·놀이 영역의 발달 전문가를 위한 전문가 과정이에요.
- 2026년 가을 한국어 기수: 9월 8일~12월 15일, 매주 화요일 오후 8시~10시(한국 시간)
- 트레이닝 리더: Yeonjoo Jo(라라), Yeon Lee
- 과정 안내와 등록: ICDL DIR 201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 라라언어클리닉의 문을 두드려 주세요.
감사합니다. 라라였습니다.
글쓴이 조연주(라라) · 1급 언어재활사, ICDL DIR플로어타임 Expert 트레이닝 리더 · 라라언어클리닉
참고문헌
- Kuhl, P. K. (2007). Is speech learning 'gated' by the social brain? Developmental Science, 10(1), 110–120. 원문 보기
- Casenhiser, D. M., Shanker, S. G., & Stieben, J. (2013). Learning through interaction in children with autism: Preliminary data from a social-communication-based intervention. Autism, 17(2), 220–241. 원문 보기
- Pajareya, K., & Nopmaneejumruslers, K. (2011). A pilot randomized controlled trial of DIR/Floortime parent training intervention for pre-school children with autistic spectrum disorders. Autism, 15(5), 563–577. 원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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