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선 지능 아이는 왜 영어 학원을 옮겨도 제자리일까요?
라라언어클리닉2026-09-15
안녕하세요. 온라인 언어치료하는 라라입니다.
경계선 지능(느린 학습자) 아이의 영어가 제자리인 것은 선생님이나 학원의 문제라기보다, 영어 파닉스가 요구하는 능력이 이 아이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영역과 겹치기 때문이에요.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노출보다, 소리를 잘게 나누고 한 번에 한 가지 규칙만 충분히 반복하는 명시적이고 체계적인 지도입니다.
"학원을 세 곳이나 옮겼는데 아이의 영어는 왜 제자리일까요?", "과외도 붙여 보고 공부방도 보내 봤는데 진도 나가기가 어렵대요." 경계선 지능 아이들의 학습은 언제나 쉽지 않고, 그중에서도 영어는 복병이지요.

선생님이 바뀌어도 결과가 같았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라라언어클리닉은 온라인 언어치료를 하는 기관이라 해외에 사는 아이들이 많아요. 처음에는 말이 늦어서 만났는데, 학년이 올라가면서 학습의 어려움으로 이어지고, 결국 영어까지 함께 보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에 사는 아이들도 영어가 어렵기는 마찬가지예요.
학원, 과외, 공부방을 두루 다녀 보셨다는 부모님이 많으세요. 그런데 일반 교과 선생님이 아이의 특성까지 파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저는 영어 전공자가 아니에요. 그래서 예전에는 제가 영어 문해력과 파닉스 수업을 하는 것이 맞는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이제는 확실히 알아요. 아이에게 필요한 사람은 영어를 아주 잘하는 사람보다, 아이가 무엇을 왜 어려워하는지 정확히 알고 그것을 수업에 적용해 줄 수 있는 사람입니다.
저는 그 자리를 언어재활사가 채울 수 있다고 봐요.
모국어의 어려움이 영어에도 나타나나요?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과정은 아이가 처음 말을 배우던 과정과 닮아 있어요. 경계선 지능 아이들은 한국어를 익힐 때도 어휘의 양, 문장 구조, 조사 사용에서 어려움을 겪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 어려움은 영어에서도 나타나요. 모국어에서 다지지 못한 부분이 새 언어에서 저절로 채워지지는 않거든요.
연구에서는 모국어의 음운 인식 능력이 제2언어의 단어 읽기를 예측할 수 있다고 보고해요(Durgunoğlu, Nagy, & Hancin-Bhatt, 1993).
음운 인식은 말소리를 쪼개고 합치는 힘, 쉽게 말해 소리를 다루는 감각입니다.
한글은 됐는데 영어 파닉스는 왜 이렇게 어려울까요?
한글은 글자와 소리가 거의 규칙적으로 만나요. 영어는 다릅니다.
같은 a가 cat, cake, car, ball에서 모두 다르게 소리 나지요. 규칙보다 예외가 더 많아 보이는 문자입니다.
여러 단어에서 스스로 규칙을 뽑아내고, 처음 보는 단어에 옮겨서 적용하는 일은 작업기억과 일반화 능력을 많이 써요. 경계선 지능 아이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영역이지요.
그래서 "많이 읽다 보면 언젠가 된다"는 방식은 이 아이들에게 잘 맞지 않는 경향이 있어요. 한 번도 배운 적 없는 스웨덴어 뉴스를 듣기만 하면 귀가 뚫린다는 말과 비슷합니다.
어떤 방식의 지도가 필요한가요?
- 소리 단위를 잘게 나누기
- 한 번에 한 가지 규칙만 다루기
- 충분히 반복한 뒤에 다음으로 넘어가기
이것이 명시적이고 체계적인 지도예요. 여러 아이가 같은 진도로 나가는 일반 학원의 커리큘럼으로는 맞추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실제 수업은 어떻게 하나요?
해외 국제학교에 다니는 레아와는 아마존 열대우림을 주제로 수업했어요. 영어 수준만 보고 고른 주제가 아닙니다.
레아가 '남미', '아마존'이라는 말 자체를 잘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문해력에는 배경지식, 어휘, 파닉스가 모두 들어 있어서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레아를 위해 지문을 직접 만들었고, 그 안에서 레아가 모르는 단어는 이랬어요.
- rainforest, huge, jaguar, discovered, disappear, destroy, dangerous
이 중 discover는 이전에 이집트 지문을 할 때도 몰랐던 단어였어요. 그래서 다시 지문에 넣었습니다.
한 번 나온 단어를 다른 글에서 다시 만나게 하는 거지요.
단어는 뜻만 알려 주고 넘어가지 않았어요. 함께 그림을 그려 장면으로 기억하게 했습니다.
disappear는 사라지는 그림으로, destroy는 무너지는 그림으로 남겨 두는 식이에요. 문장의 뜻이 헷갈릴 때는 그 자리에서 짧게 문법을 짚어 주었습니다.
"공부 좀 못해도 괜찮다"는 말, 영어에도 해당할까요?
"공부 좀 못해도 괜찮다.", "굳이 영어까지 시킬 필요가 있나." 하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하지만 한글과 영어 문해력은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일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초 기술이에요. 회사에서 이메일을 읽고 답하는 일, 주민센터에서 온 안내문을 읽는 일이 여기에 달려 있지요.
경계선 지능 아이들에게 문해력은 책을 많이 읽는다고 저절로 쌓이지 않아요. 음운 능력, 작업기억, 반복으로 익히는 절차적 학습까지 여러 영역을 함께 써야 해서 계속 도전받는 영역입니다.
국내에 있는 아이들도 고학년이 되면 비슷한 어려움을 한국어 글에서 만나게 돼요.
그 기술이 자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언어재활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라라언어클리닉은 난독·느린 학습자 아이의 한글과 영어 문해력을 온라인 언어치료와 오프라인 수업으로 다루고 있어요.
아이의 영어와 문해력이 고민이시라면 언제든 문을 두드려 주세요.
감사합니다. 라라였습니다.
글쓴이 조연주(라라) · 1급 언어재활사, ICDL DIR플로어타임 Expert 트레이닝 리더 · 라라언어클리닉
참고문헌
- Durgunoğlu, A. Y., Nagy, W. E., & Hancin-Bhatt, B. J. (1993). Cross-language transfer of phonological awareness. Journal of Educational Psychology, 85(3), 453–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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