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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조절 안 되는 아이, 고집일까요? 공동조절이 먼저 필요한 이유

라라언어클리닉2026-09-16

안녕하세요. 온라인 언어치료하는 라라입니다.

감정조절이 안 되는 아이는 고집을 부리는 것이라기보다, 스스로 멈추는 힘이 아직 자라는 중인 경우가 많아요. 그 순간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설명이나 훈육보다 곁에서 함께 가라앉혀 주는 어른, 곧 공동조절(co-regulation)입니다.

원하는 게 안 되면 소리부터 지르고, "그만해"라고 할수록 더 크게 울고, 달래도 소용없는 모습. 유아기 아이라면 대부분 겪는 일이에요.

저도 26개월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 매일 보는 장면이지요. 그런데 유독 심하게, 오래 화를 내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마트에서, 식탁 앞에서, 잠들기 직전에, 유치원과 학교에서 같은 장면이 반복되면 하루가 통째로 힘들어져요.

"그만해"라고 할수록 왜 더 심해질까요?

"대체 왜 그래?", "뚝 그쳐", "그만 좀 해." 이 말을 반복할수록 아이는 더 크게 울음을 터뜨리지요. 훈육을 안 해서 그런 것이 아니에요.

오히려 열심히, 일관되게 타이르는데도 그때뿐이라 "내가 뭘 잘못하고 있나" 싶은 밤이 있으실 거예요.

상담을 하다 보면 아이가 일부러 관심을 끌려고, 고집을 부리려고 그런다고 생각하시는 부모님이 많아요. 그럴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겉으로 '심하게 화를 낸다'고 보이는 순간의 아이는 정말로 스스로를 멈출 수 없는 상태인 경우가 많답니다. 아직 몸에 익히지 못한 것이지요.

어른인 저도 참기 어려울 만큼 화가 날 때가 있어요. 처음부터 잘 참았을까요?

화를 내 보고, 조절도 해 보고, 시간과 경험이 쌓이고, '참아야 한다'는 사회성까지 생기면서 조절할 수 있게 된 겁니다.

감정조절은 타고나는 성격인가요?

감정조절은 성격이 아니에요. 자라면서 천천히 배워 가는 능력입니다.

아래 단계가 함께 발달해야 해요.

  • 지금 무슨 상황인지 알아차리기
  • 내 몸의 각성(흥분 수준)을 느끼기
  • 그 느낌을 말이나 행동으로 알맞게 표현하기

연구에서는 이 능력이 유아기부터 청소년기까지 길게 발달하고, 그 과정에서 부모의 반응이 아이가 감정을 다루는 방식을 함께 만들어 간다고 보고해요(Kopp, 1982; Zeman et al., 2006).

공동조절(co-regulation)이란 무엇인가요?

어린아이일수록 혼자 힘으로 진정하기 어려워요. 곁에 있는 어른의 차분함을 빌려 함께 가라앉히는 과정이 먼저 필요합니다.

이것을 공동조절이라고 불러요. 이 경험이 충분히 쌓여야 나중에 혼자서도 스스로를 다독이는 힘, 곧 자기조절이 생깁니다.

  • 8개월 아기가 울면 안아 주고 흔들어 주지요. 그러면서 울음이 멎습니다. 조절해 본 경험은 이렇게 아주 어릴 때부터 시작돼요.
  • 4살 아이가 실수로 물을 쏟고 큰 잘못을 한 줄 알고 울 때, "괜찮아. 닦으면 되는 거야." 하며 토닥여 주면 시간이 걸려도 진정하고 해결 방법도 찾게 됩니다.

아이들은 매 순간 공동조절을 통해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을 키우고 있어요.

각성 신호등: 언제 말하고 언제 기다려야 하나요?

감정조절을 이야기할 때 각성 수준은 빼놓을 수 없어요. 신호등으로 나눠 보겠습니다.

  • 초록불: 대화가 통해요.
  • 노란불: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해요.
  • 빨간불: 말이 거의 들리지 않아요.

빨간불에 들어선 뒤에 설명하거나 타이르는 것은 이미 늦은 타이밍입니다! 그 순간에는 말보다 공간을 바꿔 주는 것, 자극이 적은 곳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 가만히 기다려 주는 것이 먼저예요.

각성이 내려와 다시 눈을 보고 이야기할 수 있을 때를 기다리는 것이지요.

왜 그 순간에는 말이 들리지 않을까요?

화가 확 올라올 때 뇌에서는 편도체가 먼저 반응하고,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전전두엽과의 연결이 순간적으로 느슨해진다고 해요. 게다가 아이의 전전두엽은 아직 자라는 중이지요.

그래서 그 타이밍에는 아무리 논리적으로 설명해도 아이 귀에는 소음처럼 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말을 안 듣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들을 수 없는 상태에 가까워요.

실제 수업에서는 어떻게 했나요?

제가 수업하는 레오의 이야기입니다. 전반적인 발달이 늦은 레오는 뜻대로 안 되는 일이 생기면 소리부터 지르고 좀처럼 멈추지 못했어요.

그럴 때 부모님은 "그만해!" 하며 따끔하게 훈육하셨는데, 그럴수록 레오는 더 화를 냈지요.

레오는 상대방의 말투와 감정에 예민한 아이예요. 말의 내용보다 "그만해!"라는 강한 말투에 반응했던 겁니다.

자기를 공격한다고 느꼈을 거예요. 그래서 방식을 바꿔 보자고 했습니다.

  • 하나, 각성이 끝까지 올라가지 않도록 미리 돕기. 노란불일 때 알아차리는 것이 가장 좋아요.
  • 둘, 이미 빨간불이라면 최소한의 말만 하기. "많이 화났구나. 여기서 좀 있다가 얘기하자." 딱 그 정도만요.
  • 셋, 진짜 이야기는 완전히 가라앉은 뒤에 하기. 무엇이 문제였는지, 다음에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는 그때 나눕니다.

지금 당장 알아듣게 만들려 하지 않고, 아이가 가라앉을 시간을 곁에서 함께 버텨 주는 거지요. 이 순간이 차곡차곡 쌓이면 레오 안에 스스로 조절하는 힘의 토대가 됩니다.

쉽지는 않아요. 저도 인내심이 바닥날 때가 있거든요.

그래도 이 과정은 건너뛸 수 없더라고요.

플로어타임에서는 왜 '조절'이 첫 단계인가요?

DIR 플로어타임은 아이의 발달을 6개의 층(FEDC)으로 봐요. 그 첫 번째 층이 자기 조절과 세상에 대한 관심입니다.

조절이 되어야 사람에게 관심이 가고, 관계가 생기고, 그 위에서 주고받는 의사소통이 자라요.

말은 보통 3단계 위에서 힘을 받습니다. 그래서 저는 말을 가르치기 전에 아이가 지금 조절되어 있는지부터 봐요.

빨간불인 아이에게 낱말을 가르치는 것은 순서가 맞지 않습니다.

언어치료사는 감정조절을 어떻게 다루나요?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것도, 말투를 조절하는 것도 언어(화용)의 영역이에요.

수업에서는 '화의 온도계'라는 도구를 씁니다. 화가 나기까지를 5단계로 눈에 보이게 한 거예요.

  • 1단계 평온
  • 2단계 불편
  • 3단계 짜증
  • 4단계 화남
  • 5단계 분노

말투가 바뀌는 것은 대개 3단계예요. 그 순간 혼내지 않고 보이는 대로 알려 줍니다.

"어? 방금 목소리 톤이 올라갔어. 혹시 마음이 불편한 걸까?"

빨간불까지 가기 전에, 아이가 자기 몸에서 노란불을 찾게 하는 연습이에요.

도구는 화의 온도계 | 너의 기분을 알려줘!에서 보실 수 있어요. 직접 그려서 쓰셔도 됩니다.

같이 화내거나 그 자리에서 혼내면 안 되나요?

짜증 내는 아이에게 같이 욱해서 화를 내거나 그 순간 몰아붙이며 혼내는 것은 효과가 크지 않아요. 아이도 부모님도 더 지치기만 합니다.

아이가 화를 못 멈추는 것은 버릇이 없어서도, 부모님이 잘못 키워서도 아니에요. 그 힘이 아직 자라는 중일 뿐입니다.

언제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좋을까요?

이런 모습은 대부분의 아이에게 조금씩 있는 발달 과정이에요. 다만 이 과정이 너무 견디기 힘들거나 다루기 어렵다면, 부모교육 프로그램에서 대처 방법을 배우는 것도 방법입니다.

라라언어클리닉은 온라인 부모교육과 언어치료, 심리치료, 플로어타임으로 아이의 감정 표현과 조절을 함께 다루고 있어요.

아이의 감정 표현이 궁금하시다면 언제든 라라언어클리닉의 문을 두드려 주세요.

감사합니다. 라라였습니다.

글쓴이 조연주(라라) · 1급 언어재활사, ICDL DIR플로어타임 Expert 트레이닝 리더 · 라라언어클리닉

참고문헌

  • Kopp, C. B. (1982). Antecedents of self-regulation: A developmental perspective. Developmental Psychology, 18(2), 199–214.
  • Zeman, J., Cassano, M., Perry-Parrish, C., & Stegall, S. (2006). Emotion regulation in children and adolescents. Journal of Developmental & Behavioral Pediatrics, 27(2), 155–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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